"저는 이제 AI를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 어느 20년차 개발자의 결심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글이 하나 있습니다.
20년 경력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브렛(Brett)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I'm done using AI"라는 제목의 글인데요.
AI 코딩 도구를 1년 넘게 진심으로 사용해본 뒤, 이제는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개발자로서, 그리고 여러 AI 코딩 도구를 직접 써온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서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처음엔 그저 신기했던 자동완성
브렛이 처음 AI 코딩 도구를 접한 건 GitHub Copilot이었다고 합니다.
`function sortNames`라고 타이핑하면 알아서 구현체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는데,
당시엔 오히려 산만하고 별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고 해요.
그러다 회사에 AI를 맹신하는 제품 책임자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AI 도구가 조직 안에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는 걸 지켜보면서도,
정작 본인은 예전 방식 그대로 코드를 짜고 테스트를 작성하며 일했다고 하네요.
경영진의 지시로 시작된 '진지한' AI 사용
2025년 초, 경영진이 "AI 코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
브렛은 "자주 틀리고, 방해만 되고, 코딩을 더 빠르게 해주지도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진이 한 컨퍼런스에 다녀온 뒤,
"AI 도구를 쓰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AI를 진지하게 써보기 시작한 브렛은
Cursor, Zed 같은 에디터를 거쳐 결국 Claude Code 같은
에이전트형 코딩 도구까지 손을 대게 됩니다.
2026년 중반에는 Linear 티켓을 연결해두고 코드 한 줄 건드리지 않은 채
프로젝트 하나를 통째로 완성시키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하니,
기술적으로는 분명 놀라운 성과였던 셈이죠.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브렛은 AI 챗봇에게 책 추천부터 진로 상담, 사업 아이디어까지 털어놓았고,
심지어 몸이 아팠던 어느 밤에는 증상을 설명하고
"응급실에 가라"는 AI의 답을 듣고 실제로 새벽에 응급실을 찾았다고 합니다.
결국 의료진에게 "그럴 필요 없었다"는 말을 들었고,
수백 달러의 비용만 남았다고 하네요.
이 경험을 계기로 AI 챗봇 사용은 완전히 끊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업무에서의 AI 코딩은 계속 이어갔습니다.
점점 더 많은 작업을 AI에게 맡기게 되면서,
브렛은 스스로를 "코드 리뷰어이자 QA 테스터"로 느끼기 시작했다고 고백합니다.
할 일은 많아 보였지만 정작 성취감은 없었고,
쏟아지는 코드량을 다 검토할 수도 없는 상황.
심지어 그 코드를 검토하는 것도 또 다른 AI였다고 하니 아이러니하죠.
그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점점 게을러지고, 무관심해지고,
실력이 퇴보하고, 급기야 우울감마저 느꼈다고 털어놓습니다.
어려운 일을 직접 하지 않으니 배움도, 성장도 멈춰버린 거죠.
"AI를 가르치는 게 개발자의 일"이라니
관리자와 나눈 대화에서 "이제 개발자의 역할은 AI가 실수를 덜 하도록 가르치고,
코드를 검토하고, 결과를 테스트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브렛은 이것이 자신에게는 버틸 수 없는 방식이라고 판단합니다.
AI를 쓸수록 소프트웨어와 점점 멀어지는 느낌도 컸다고 합니다.
직접 짜지 않은 코드이다 보니 어떻게 동작하는지
AI에게 다시 물어봐야 설명할 수 있었고, 애착도 자연히 옅어졌다고 하네요.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란 기능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빨리 만들어졌는지가 아니라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
AI로 빠르게 만들 수는 있어도, 그 과정에서 품질은 오히려 희생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고민도
기술적, 심리적 이유 외에도 브렛은 AI가 소모하는 막대한 전력과 물,
그리고 저작권 문제가 있는 데이터로 학습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비용이 대부분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게 숨겨져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울감과 무기력, 실존적 불안, 소프트웨어 품질 저하에
환경·사회적 부작용까지 겹치면서,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해요.
게임 개발로 돌아가 되찾은 것
가장 힘들었던 시기, 브렛은 원래 취미였던 게임 프로그래밍으로 돌아갑니다.
Playdate용 게임 개발 책을 마무리하고, 작은 게임들을 만들고,
Rust로 2D Lua 게임 엔진 Usagi를 직접 만들면서
AI 없이 코딩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이었는지 다시 깨달았다고 합니다.
"AI를 조금만 쓰자"는 시도도 해봤지만 결국 전부 아니면 전무,
어중간하게 쓰는 것도 결국 AI에 대한 수요를 만드는 셈이라
차라리 완전히 끊기로 결심했다고 밝힙니다.
마무리하며
브렛은 이 결정으로 회사에서 해고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며 글을 마칩니다.
앞으로는 AI에 기대지 않고 진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글과 영상을 통해 소통해가고 싶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AI 도구를 업무에 유용하게 쓰고 있지만...
가끔은 "과연 이 결과가 나의 결과인건가...?"라는 회의감과 함께,
"다음에도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또 AI의 도움을 받아야 겠는데..." 라는 좌절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브렛만큼 극단적인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AI에게 맡기다 보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애착과 이해가 옅어진다"는 지적만큼은
개발자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대목인 것 같습니다.
편리함 뒤에 숨겨진 비용을 어떻게 바라볼지,
각자의 방식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ettcodes.com/im-done-using-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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