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웹사이트 문 앞에서 막히다 – 아마존·델타·JP모건까지 차단에 나선 이유

요즘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AI 에이전트'입니다. 메타의 뮤즈(Muse), OpenAI의 닷츠(Dots), xAI의 그록(Grok), 인스팅트(Instinct) 같은 서비스들이 "식당 예약부터 항공권 구매, 신발 쇼핑까지 알아서 해드립니다!"라고 약속하고 있죠.
그런데 막상 써보니... 정작 일을 처리해야 할 웹사이트들이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버지(The Verge)가 10월 17일 이 문제를 정리한 기사를 내놓았는데요,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어떤 사이트들이 막고 있을까?
최근 몇 주 사이 AI 에이전트 사용자들의 불만이 SNS에 쏟아졌습니다. 기업들이 직접 차단을 확인한 곳만 해도 꽤 됩니다.
- 아마존 : 메타가 뮤즈를 출시한 지 약 12일 만인 9월 20일부터 차단을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은 메타가 뮤즈의 접속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고, 뮤즈가 AI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사이트를 돌아다녔다고 주장합니다. 아마존의 robots.txt를 보면 ChatGPT-User, Claude-User, Perplexity-User 등 주요 AI 에이전트가 사이트 전체에서 차단되어 있습니다.
- 옐프(Yelp) : 유료 데이터 라이선스 프로그램에 가입한 에이전트만 허용합니다.
- 델타항공 : 제3자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항공권을 예약하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 JP모건 체이스, 찰스 슈왑 : 보안 문제로 고객 계좌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여기에 Cars.com이나 앰트랙(Amtrak)처럼 예전엔 되던 사이트가 갑자기 안 된다는 제보도 있어서... 조용히 차단 중인 곳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왜 AI 에이전트를 막는 걸까?
그럼 기업들은 왜 이렇게 AI 에이전트를 싫어할까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보안 문제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AI에게 비밀번호를 맡기는 것 자체가 위험합니다. 슈왑의 릭 워스터 CEO는 고객이 비밀번호를 뮤즈에게 넘겨주고 뮤즈가 대신 거래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매주 수십 건의 에이전트 접근 시도를 막고 있다고 하니... 은행들의 경계심이 상당하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에이전트가 충분히 신뢰를 얻을 때까지 결제는 사람이 직접 승인하게 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2) 광고 수익 작년 아마존이 퍼플렉시티의 쇼핑 에이전트를 차단하고 소송까지 걸었던 일, 기억하시나요? 당시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이 에이전트를 막는 진짜 이유가 광고를 볼 사람의 눈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AI가 대신 쇼핑하면 광고는 아무도 안 보게 되니까요.
3) 기존 봇 차단 기술의 한계 클라우드플레어 같은 보안 업체의 봇 차단 시스템은 원래 스팸과 악성 봇을 막으려고 만든 겁니다. 그런데 이게 선량한(?) AI 에이전트까지 CAPTCHA로 튕겨내 버리는 거죠. 월마트처럼 에이전트를 받아들이려는 곳에서도 결제 도중 막히는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AI 업체들의 반론
물론 AI 업체들도 할 말이 있습니다. 메타는 "개인 에이전트를 돌려보내는 것은 그 뒤에 있는 고객을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뮤즈는 비밀번호나 결제 수단을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신 메타는 싸우기보다 협력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월마트, 베스트바이, 갭, 세포라, 웨이페어 등과 제휴를 맺었고, 쇼피파이도 자사 상점 네트워크를 AI 에이전트에게 열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더버지는 핵심을 짚습니다. AI 에이전트는 비서나 직원이 아니라, 사용자의 직접 통제 없이 움직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거죠. 그리고 웹사이트들은 늘 그런 프로그램을 제한하거나 막아왔습니다.
개발자로서 느낀 점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습니다.
웹은 원래 '사람이 브라우저로 보는 것'을 전제로 설계되었고, 로그인, 결제, 광고 모델 모두 그 전제 위에 세워져 있으니까요.
결국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하려면 화면을 몰래 긁는 방식이 아니라, 공식 API나 제휴, 에이전트 전용 인증 표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모델 성능"만큼이나 "어느 사이트와 손잡았는가"가 에이전트의 실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온 셈이죠.
마무리하며...
AI 에이전트가 모든 걸 대신해주는 세상은 생각보다 조금 더 늦게 올 것 같습니다. 기술의 문제라기보다는 신뢰와 돈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웹사이트와 AI 업체가 어떤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지... 에이전트 전용 표준이 등장할지, 아니면 유료 라이선스가 대세가 될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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