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드디어 나간다… 근데 왜 이제야?

드디어 나갑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5월 29일(금) 공식 성명을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 고 발표했어요.
13년 만의 퇴진 예고입니다.
근데 솔직히… 기쁘기보다 먼저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왜 이제야?"
"제 부덕의 소치"… 이 말이 너무 가볍습니다
성명서에서 정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말은 참 정중하죠.
근데 이 한 마디로 지난 13년의 난맥상이 퉁쳐질 수 있을까요?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실패, 아시안컵 4강 탈락, 홍명보 감독 특혜 선임 논란, 법원 패소, 문체부 중징계 요구, 고려대 인맥 편중 인사...
"부덕의 소치"라는 네 글자로 덮기엔 너무 무겁습니다.
그래서 13년간 뭘 했나?
2013년 제52대 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그 뒤로는 사실상 내리막이었습니다.
1) 클린스만 참사
2023년, 수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무릅쓰고 위르겐 클린스만을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전술 부재, 잦은 해외 출장, 선수단 관리 실패.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도
2024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유효 슈팅 0개, 0:2 참패.
그것도 모자라 아시안컵 탈락 후 자서전 《축구의 시대》를 내면서
실패 원인을 선수들 탓으로 돌렸어요.
클린스만은 "소신 있는 감독"이라고요...
온라인 반응이 어땠는지 아시죠?
"자숙해야 할 사람이 에세이로 대답하는 게 실화냐"
2) 홍명보 감독 선임 '특혜' 논란
클린스만 경질 후 새 감독 선임 과정도 엉망이었습니다.
최종 후보 3인 중 홍명보 감독만 면접도, PPT도 없이 선임됐어요.
협회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 자택까지 찾아가 읍소해서 데려왔다는 사실도 알려졌죠.
법원도 결국 선임 절차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했고,
문체부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통령실까지 이 문제를 언급할 정도였으니까요.
3) 고려대 인맥 카르텔
정 회장 재임 기간 내내 빠지지 않았던 비판이 바로 '고려대 편중 인사'입니다.
2024년 기준 협회 임원진 중 고려대 출신이 무려 9명.
홍명보 감독 선임도 결국 이 맥락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았죠.
실력보다 인맥. 투명성보다 연줄.
한국 축구 행정의 고질병이 13년 동안 고착됐습니다.
4선까지 해놓고… 왜 지금?
이게 진짜 문제입니다.
클린스만 사태 때도, 아시안컵 탈락 때도, 홍명보 논란 때도
정 회장은 끄떡없이 자리를 지켰어요.
문체부가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해도,
법원이 절차 위반을 인정해도,
"정몽규 나가" 구호가 온 인터넷을 뒤덮어도...
오히려 지난해 2월, 85.6%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4선에 성공했습니다.
임기는 2029년까지였어요.
그런 사람이 1년 남짓 만에 사퇴를 선언합니다.
그것도 월드컵 개막 딱 2주 전에요.
냉정하게 보면, 이건 반성이 아닙니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이 자신에게도 득이 안 된다고 판단한 계산된 후퇴에 가깝습니다.
- 항소심에서 징계 효력이 살아날 가능성
- 문체부와의 지속적 갈등으로 협회 운영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
- 월드컵이라는 마지막 '명분' 카드
이 세 가지가 맞물린 타이밍이에요.
쫓겨나기 전에 먼저 나가면서 "내가 책임지고 물러난다"는 서사를 가져가는 것이죠.
"월드컵 응원해달라"…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축구협회는 이번 사퇴 결정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당부하기 위해 이뤄졌다."
솔직히 이 설명,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내가 사퇴할 테니 대표팀 응원해줘.
자신의 퇴진 선언을 대표팀 응원 분위기 조성 도구로 쓴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입니다.
대표팀이 수단이 된 느낌이랄까요.
게다가 홍명보 감독 캠프조차 사전에 몰랐던 '기습 발표'였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끝까지 자기 방식대로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퇴 어떻게 봐야 할까?
진짜 환영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오랫동안 "정몽규 나가"를 외쳐온 축구 팬이라면 더더욱요.
근데 이건 자발적 책임 사퇴가 아닙니다.
법적 압박 + 여론 악화 + 월드컵이라는 마지막 명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에요.
진정한 책임이었다면 클린스만 경질 직후에, 아시안컵 탈락 직후에,
홍명보 선임 논란이 터졌을 때 물러났어야 했습니다.
4선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부덕의 소치"라 말하는 건...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너무 늦은 사과입니다.
마치며 - 이제 진짜 중요한 건 다음 체제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는 것 자체는 분명 한국 축구에 필요한 변화입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에요.
누가 오든, 다음 협회장은 반드시 이것들을 바꿔야 합니다.
- 감독 선임 과정의 투명한 절차 확립
- 인맥 중심 인사 완전 탈피
- 문체부·국민과의 신뢰 회복
- 한국 축구의 중장기 비전 재수립
정몽규 체제가 끝나는 것이 끝이 아닙니다.
13년의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고 새 출발을 하느냐,
아니면 비슷한 구조가 다시 반복되느냐.
그게 진짜 한국 축구의 갈림길입니다.
일단 지금은… 태극전사들, 월드컵에서 멋진 경기 보여줘요!
하지만, 아직도 월드컵 경기를 보고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긴 합니다... ㅠㅠ
#정몽규 #정몽규사퇴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 #북중미월드컵 #2026월드컵 #홍명보 #클린스만 #축구협회장 #한국축구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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