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선택적 모병제로" 연평부대서 밝힌 병역제도 개편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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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6·25전쟁 76주년을 하루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해병대 연평부대를 찾았습니다.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 위치한 이곳에서 장병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지면서 병역제도의 큰 변화를 예고했는데요.

바로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직장으로써 군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선택적 모병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왜 지금 이 시점에 나왔는지, 그리고 어떤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연평부대에서 나온 발언, 어떤 내용이었나

 

이 대통령은 이날 해병대 연평부대 포9대대를 방문해 장병들과 직접 식판에 육개장과 불고기를 담아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간담회 자리에서 그는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국민들께서 편안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며 장병들을 격려했는데요.

이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보상을 통해 형평을 이뤄야 한다는 게 제 신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심 발언은 이렇습니다.

"여러 차례 약속했듯 징집병을 최소화하고 모병을 통해 자기 직장으로써 군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선택적 모병제로, 예산의 허용 범위 내에서 충분한 보수를 지급받는 직업군인을 선택하든지 혹은 그게 싫으면 단기 징병에 응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면 모병제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다 모병으로 바꾸겠다는 것은 아니고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능하면" 직업군인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간담회 후 방탄모와 전투조끼를 착용하고 K2 소총과 K15 경기관총 실사격을 체험했고, K9A1 자주포에 탑승해 K-6 중기관총을 직접 조준해보기도 했습니다.

평화전망대 시찰에서는 중국 어선이 NLL을 무단 침범해 조업하는 상황을 보고받고 "단속 선박을 상주시켜야 하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선택적 모병제, 정확히 어떤 제도인가

 

선택적 모병제는 기존 의무 징병제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병역 대상자가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하나는 기존처럼 짧게 복무하는 '단기 징집병'이고, 다른 하나는 충분한 보수를 받으며 4~5년 정도 장기 복무하는 '기술집약형 부사관'입니다.

즉 전면적인 모병제 전환이 아니라, 징병제와 모병제를 절충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상이 정부 차원에서 처음 공식화된 것은 지난 4월 8일,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국방포럼에서 밝힌 자리였습니다.

당시 안 장관은 병사로 입대하는 인원과 별도로 기술집약형 부사관 5만 명을 확보해 첨단 무기를 최소 4~5년간 운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설명했습니다.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한 처우 개선 방안도 함께 내놨는데요.

2029년까지 하사 연봉을 4,000만원, 중사는 5,000만원, 상사는 6,500만~7,000만원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왜 지금 이 논의가 나왔을까

 

배경에는 무엇보다 인구 절벽이라는 냉정한 숫자가 있습니다.

안규백 장관은 "2023년 남자 신생아가 11만 8,000명 수준"이라며 "복무기간을 고려하면 군 병력 자원은 약 16만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 56만 명이던 한국군 총 병력은 2025년 7월 기준 45만 명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2040년에는 상비 병력을 35만 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됩니다.

 

여기에 전쟁의 양상도 달라졌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최근의 중동 분쟁에서 보듯, 사이버·전자기·우주 영역까지 전장이 확대되고 값싼 드론이 첨단무기를 무력화하는 비대칭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단기 복무 병력만으로 첨단 무기체계를 운용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게 국방부의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현재 40%인 간부 비율을 2040년까지 63%로 늘리고, 일반 병의 비율은 37%로 줄이는 구조 개편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방 GOP 병력도 약 2만 2,000명에서 6,000명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AI 감시체계와 기동 대응 개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입니다.

 

 

찬성과 반대, 팽팽한 줄다리기

 

이 정책을 둘러싼 여론은 묘하게 엇갈립니다.

2025년 5월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대한 전체 국민 찬성률은 71%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군 복무 당사자인 18~29세 남성의 찬성률은 54%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정책의 직접 영향을 받는 세대일수록 더 신중하거나 부정적인 셈입니다.

 

정치권의 반응은 한층 더 날이 서 있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느닷없이 모병제를 끄집어냈다"며 "청년 지지율이 폭락하자 마음이 조급한 모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인구 절벽 현실 속에서 심각한 병력 공백을 초래해 국방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한반도의 엄중한 안보 현실을 도외시한 졸속 개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비판은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입니다.

그는 "선택적 모병제의 '선택'은 가난 때문에 사실상 '강요받는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공정도 형평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입대한 두 이등병 중 한 명은 36~48개월 복무하는 직업군인, 다른 한 명은 10~18개월 복무하는 징병 군인으로 같은 부대에 있게 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이런 구조가 과연 강군을 만들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했습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역시 비슷한 우려를 내놨는데요.

"일자리와 사회적 기회가 부족한 청년들이 생계를 위해 장기 복무를 선택하는 '빈자의 군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병역제도 개편에 앞서 한국군에 실제로 필요한 병력 규모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정부 측은 이를 시대적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방부 정빛나 대변인은 "국민 개병제를 유지한 가운데 현역병과 부사관으로 복무 방식의 선택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완전한 모병제 전환이 아니라 개병제의 틀 안에서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쟁점

 

이 대통령은 연평부대 방문 다음 날에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문 군사 중심의 선택적 모병제를 통해 새로운 군대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재차 의지를 밝혔습니다.

"돌격 보병 중심의 징집병 위주 국방 체제를 첨단 장비와 기술 중심의 스마트 강군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병력 규모, 복무 기간, 재정 부담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세부 설계가 남아 있습니다.

국방부는 부사관 처우 개선과 동시에 병사 봉급 인상 요구도 맞춰야 하는 상황인데,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재정을 확보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북한의 핵무력 강화 공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병력 감축이 자칫 안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합니다.

 

선택적 모병제는 인구 절벽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향이라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실행 방식을 두고는 형평성, 재정 부담, 전투력 유지라는 세 가지 리스크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앞으로 국방개혁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분기 내 공식 개편안 발표가 예정된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면 다시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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