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폭염 프랑스, "에어컨 내 거야" 몸싸움...마트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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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몸싸움까지... 대체 무슨 일이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형 할인마트 리들(Lidl)이 전국 매장에서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약 20만 대를 특가로 풀었어요.

평소 수백 유로씩 하는 이동식 에어컨을 단돈 179유로(약 31만원)에 판다고 하니...

당연히 난리가 났죠.

 

새벽 4시부터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파리 북부의 한 매장에는 수백 명이 몰리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파리 서부의 한 지점에서는 100명 넘게 한꺼번에 몰리면서 매장 입구가 부서지기까지 했어요.

 

문제는 마트 문이 열리고 나서였습니다.

"판매용 에어컨이 매장당 딱 2대뿐"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고객들 사이에 몸싸움과 고성이 오갔고, 결국 최소 두 곳 이상의 매장에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어요.

낭테르의 한 매장에서는 고객이 최루가스를 분사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하니... 정말 살벌하죠.

 

 

새벽 4시부터 7시간 기다렸는데 결국 선풍기만

 

현장 반응은 그야말로 분통 그 자체였습니다.

파리의 한 매장에서 1시간 넘게 줄을 섰던 무사 트라오레 씨는 "에어컨이 단 두 대뿐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경찰이 재고 소진을 안내했는데 정작 그들이 물건을 먼저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어요.

 

새벽 4시부터 7시간을 기다려 겨우 에어컨 한 대를 손에 넣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69세 여성 파투 씨는 대기 순번이 세 번째였는데도 결국 에어컨을 구하지 못하고 선풍기 한 대만 사서 돌아갔다고 하네요. "동물처럼 취급받았다"는 불만도 나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리들 프랑스 측은 "매장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나, 직원들도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긴장을 관리해야 했다"며 "상품은 1년 전에 미리 주문되고 정해진 판매 주기에 따라 입고된다"고 해명했어요.

 

유럽이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

 

이번 소동의 배경에는 유럽을 휩쓴 기록적인 폭염이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월 21일 이후 유럽에서 고온 관련 초과 사망자가 1,3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고,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열 스트레스를 "침묵의 살인자"라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특히 프랑스에서만 초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그중 약 85%가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에어컨 보급률이에요.

유럽 가정의 에어컨 보급률은 고작 20% 수준인데, 미국은 90%에 달한다고 하니 차이가 확실히 크죠.

프랑스는 여름철 기후가 비교적 온화했던 데다, 에어컨이 환경에 해롭다는 인식이 강해서 프랑스인 10명 중 8명이 "에어컨은 환경에 나쁘다"고 답할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생존을 위해 에어컨을 사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실제로 대형마트 까르푸는 지난달 22일 하루에만 에어컨 3만 대를 팔았는데, 까르푸 CEO는 "평소보다 1,000배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을 정도예요.

 

폭염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주말 다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지중해 연안은 낮 최고기온이 33~35도까지 오르고,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웃돌 전망이에요.

과거 서늘한 기후에 맞춰 지어진 유럽식 건물들은 단열은 잘 되지만 여름철 열기를 밖으로 빼내지 못해 실내가 찜통이 되기 쉬운 구조라, 앞으로도 이런 냉방기기 품귀 현상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한 세대에 한 번' 오던 폭염이 이제는 거의 매년 찾아오고 있다는 WHO의 경고처럼, 유럽 사회 전체가 냉방 문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시점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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