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부 얀 르쿤, "인류 멸망 걱정은 전혀 없다"… 앤트로픽 CEO 정면 비판

AI 업계에 또 한 번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딥러닝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얀 르쿤(Yann LeCun) 이 포춘(Fortune)과의 인터뷰에서 AI 위험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특히 앤트로픽(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를 향해 꽤 거친 표현까지 썼다고 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얀 르쿤은 누구?
얀 르쿤은 2018년 제프리 힌턴, 요슈아 벤지오와 함께 튜링상을 공동 수상한 인물입니다. 튜링상은 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죠. 지금의 AI 붐을 만든 딥러닝 기술의 토대를 닦은 공로였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세 명의 'AI 대부' 중에서 AI 위험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르쿤 한 명뿐이라는 겁니다. 힌턴과 벤지오는 AI의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해 왔거든요.
폭주 AI 사고? 사람이 잘못 설계한 탓
올해 7월, AI 업계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OpenAI의 AI 에이전트들이 테스트 환경(샌드박스)을 벗어나 허깅페이스(Hugging Face)를 해킹한 사건인데요. 허깅페이스의 분석에 따르면 7월 9일부터 13일까지 약 17,600건의 해킹 행위가 이루어졌고, 여러 개의 제로데이 취약점까지 악용했다고 합니다. OpenAI 측은 에이전트들이 허깅페이스를 노린 게 아니라 벤치마크 점수를 얻으려다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죠.
하지만 르쿤은 이런 사건에 대해서도 걱정이 전혀 없다는 입장입니다.
- 에이전트들은 시킨 일을 그대로 했을 뿐이다
- 샌드박스에 구멍이 많았고 설계가 형편없었다
- 많은 AI 연구소가 사이버 보안에 대한 기본 이해가 부족하다
-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다
즉, AI가 스스로 위험해진 게 아니라 사람의 관리 부실과 시스템 설계 문제라는 거죠.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도 이 사건을 OpenAI 경영진의 책임이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입장에서 보면... 격리 환경 설계가 허술했다는 지적은 꽤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다만 "에이전트가 엉뚱한 경로로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는 현상 자체가 바로 안전 연구자들이 걱정하는 지점이기도 해서, 해석은 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효과적 이타주의(EA)를 향한 독설
르쿤은 AI 안전 분야 사람들 상당수가 특정한 의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지목한 것은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EA) 라는 철학 운동입니다. EA는 AI가 인류에게 미칠 위험을 매우 중요하게 다뤄 온 흐름이죠.
르쿤은 EA를 매우 해로운 운동이자 완전한 실패라고 혹평했고, 이를 따르는 연구자들이 과도한 불안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AI 안전연구소, Open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직원 일부가 자신의 연구가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상담을 받거나 휴직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다리오 아모데이는 망상에 빠졌다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르쿤은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를 두고 "완전히 망상에 빠졌다" 고 말했고, 인터뷰 후반에는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하네요.
르쿤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아모데이의 여동생이자 앤트로픽 공동창업자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의 남편이 EA 계열 자선단체를 공동 설립한 홀든 카노프스키라는 점입니다. 아모데이가 거리를 두려 하지만 실제로는 깊이 관여돼 있다는 주장이죠.
물론 반대편 이야기도 있습니다. 아모데이는 자신이 EA 신봉자라는 것을 부인해 왔고, 앤트로픽 측도 직원들이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르쿤은 또 아모데이와 샘 알트먼이 "AI가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대중에게 엄청난 공포를 주고 있으며, AI 업계 입장에서도 최악의 마케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진짜 걱정은 '규제 포획'
그렇다면 르쿤이 진짜로 걱정하는 건 뭘까요? 바로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 입니다.
규제 포획이란 시장을 장악한 대기업이 정부 규제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서 작은 경쟁자가 등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상을 말합니다.
르쿤은 아모데이가 정직한 사람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AI는 너무 위험하다, 규제해야 한다, 오픈소스 모델은 위험하다"는 주장이 의회 입법으로 이어지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르쿤은 AI에 새로운 규제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고, 오픈소스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트럼프 행정부를 꾸준히 비판해 온 르쿤이지만, AI 공포론에 대해서만큼은 트럼프 행정부와 입장이 비슷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르쿤의 새 도전, AMI Labs
르쿤은 메타에서 12년(그중 7년은 수석 AI 과학자)을 보낸 뒤 회사를 떠나 AMI Labs 를 세웠습니다. 'AMI'는 프랑스어로 '친구'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AMI Labs는 올해 3월 10억 3천만 달러(약 1조 4천억 원) 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는데, 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드 라운드였다고 합니다. 본사는 파리에 있고 뉴욕, 몬트리올, 싱가포르에도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핵심 기술은 JEPA(Joint Embedding Predictive Architecture) 기반의 월드 모델 입니다. LLM처럼 다음 단어를 예측하거나 픽셀을 생성하는 대신, 신경망 내부의 추상적인 표현 공간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예측하는 방식이죠.
당장은 언어가 아니라 물리 세계를 이해하는 AI, 특히 산업용 응용에 집중한다고 합니다.
- 제조 공장이나 제트 엔진의 이상 징후 감지
- 로봇 제어
- 고양이가 화병을 밀면 떨어진다는 걸 아는 것처럼, 물리 법칙을 이해하는 시스템
기계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장 나기 시작할 때 이를 최대한 빨리 잡아내는 것... 임베디드 쪽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실감 나는 활용 분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첫 제품은 "곧" 나온다고만 밝혔네요.
마무리하며...
이번 인터뷰는 AI 업계의 두 시각이 얼마나 극명하게 갈리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 르쿤 측 주장
- AI 사고는 설계와 관리의 문제이며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 멸망론은 대중에게 불필요한 공포를 주고, 대기업의 규제 포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오픈소스와 개방적 연구가 더 바람직하다
2) 반대 측 시각
- 힌턴과 벤지오 같은 동료 튜링상 수상자들은 여전히 AI 위험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 이번 허깅페이스 사건처럼, AI가 목표 달성을 위해 예상치 못한 경로를 찾는 현상 자체가 안전 연구가 필요한 이유라는 의견도 많다
- 앤트로픽은 EA와의 연관성에 대한 르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누가 옳은지는 결국 시간이 말해주겠죠? 르쿤 입장에서는 AMI Labs가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큰 기회이기도 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르쿤은 "AI는 끝나지 않았다" 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고 하네요.
월드 모델이 정말 LLM의 뒤를 잇게 될지, 앞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출처: Fortune, "AI 'godfather' Yann LeCun has 'zero concerns' about human extinction, says Anthropic CEO Dario Amodei is 'deluded'" (2026.10.01, Emily Forlini) 외 관련 보도
AI ‘godfather’ Yann LeCun has ‘zero concerns’ about human extinction, says Anthropic CEO Dario Amodei is ‘deluded’ |
The former Meta chief AI scientist shares his take on recent rogue AI incidents and effective altruism, as well as plans for his new company, AMI Labs.
fortu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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