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k이 만든 AI 영화 《오디세이》 1화, 7분 보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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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약속, 그 첫 결과물

 

지난 7월, 일론 머스크가 X에 이런 선언을 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Grok Imagine으로 역사적으로 정확한 《오디세이》 장편 영화를 만들겠다!"

 

그리고 약 3개월 뒤인 10월 23일... 드디어 첫 결과물이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장편 영화가 아니라 7분짜리 '에피소드 1' 이었습니다.

 

제작은 영국 런던의 스타트업 Wonder Studios와 AI 영화감독 Dev Walker가 함께했다고 합니다. 공개 며칠 만에 X에서 조회수가 790만 회를 넘길 정도로 관심은 엄청났습니다.

 

참고로 이 프로젝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와 자꾸 비교되는데요. 머스크가 놀란 판의 캐스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시작된 프로젝트라 그렇습니다. 놀란의 《오디세이》는 6개국 로케이션 촬영에 수천 명이 참여한 실사 영화로, 7월 개봉 후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수천 명이 만든 영화 vs AI가 만든 영화'라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셈이죠.

 

 

평가는? "생각보다 덜 끔찍하지만..."

 

TechCrunch의 앤서니 하 기자는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예상했던 것만큼 흉하지는 않았고, 몇몇 장면은 실제 배우가 진짜 바다를 항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하지만 결정적으로 예술성도, 영감도, 사람에 대한 흥미도 없다는 것이 핵심 비판이었습니다.

 

- 내레이션으로 풀어내는 배경 설명이 끝없이 이어지고

- 수염 난 얼굴들이 차례로 나와 어색한 대사를 외치기만 하며

- 화면에 나오는 누구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는다

 

심지어 놀란의 3시간짜리 영화는 집중해서 봤는데, Grok 판은 절반도 안 돼서 남은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고... 게임 컷신이었다면 바로 '스킵'을 눌렀을 거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매체들도 비슷했습니다. 가디언의 평론가는 별 1개를 줬고, 롤링스톤이나 AV Club은 아예 'AI 슬롭(slop)'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더 웃긴 건, Wired가 Grok 챗봇에게 이 영상이 역사적으로 정확한지 물어보니... Grok 스스로 "엄격한 역사적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기술적으로 보면: 잘한 것 vs 아직 안 되는 것

 

흥미로운 건 리뷰들이 짚은 강점과 약점이 아주 뚜렷하다는 점입니다.

 

1) 잘한 것

 

- 배경과 환경 묘사, 카메라 구도는 꽤 영화 같다

- 특히 정적이거나 움직임이 적은 장면에서 퀄리티가 좋다

 

2) 아직 안 되는 것

 

- 샷이 바뀔 때마다 인물 얼굴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캐릭터 일관성 문제)

- 대사가 로봇처럼 딱딱하고 자연스러운 '쉼'이 없다

- 비슷한 스타일의 남성 캐릭터들이 구분이 잘 안 된다

- 전체적으로 드라마라기보다 긴 예고편에 가깝다

 

결국 지금의 영상 생성 AI는 '한 컷'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데는 이미 꽤 도달했지만, '컷과 컷을 이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은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입니다.

 

 

AI 영화가 진짜 영화가 되려면?

 

제 생각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해 보입니다.

 

1) 일관성 (Consistency) 같은 인물이 7분 내내, 아니 2시간 내내 같은 얼굴로 나와야 합니다. 지금은 각 샷을 따로 생성해서 이어 붙이다 보니 생기는 문제인데, 이게 해결 안 되면 관객이 몰입할 수가 없죠.

 

2) 연기 (Performance) 영화의 감정은 결국 배우의 눈빛, 호흡, 대사 사이의 침묵에서 나옵니다. AI가 만든 인물은 아직 '움직이는 사진'이지 '연기하는 배우'가 아닙니다.

 

3) 사람의 연출 (Direction) 이게 제일 중요해 보입니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어떤 장면을 왜, 어떤 리듬으로 보여줄지 정하는 건 결국 사람의 몫입니다. TechCrunch가 지적한 '공허함'도 기술보다는 연출과 이야기의 부재에서 온 것 아닐까 싶네요.

 

다행히 제작사 측도 비판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Grok Imagine 측은 이 시리즈의 목적이 영화인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아 영상 모델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고, Wonder Studios 공동 창업자 Xavier Collins도 다음 화에서는 배의 고증과 빠른 전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가 첫 화보다 훨씬 나아지는 게 목표라고 하네요.

 

 

마무리하며...

 

솔직히 7분짜리 영상을 AI로 이 정도 만든다는 것 자체가 1~2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은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화면 퀄리티의 한계는 지금 기술 수준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몰입감과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은 전문 제작진이 붙은 프로젝트로서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이번 사례의 교훈이기도 합니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영화를 영화로 만드는 건 사람의 연출이라는 것, 그리고 AI가 그 부분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이번 《오디세이》 1화는 "그럴듯한 화면"과 "좋은 영화"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확실히 보여준 사례 같습니다. AI는 붓을 쥐여 줬을 뿐, 무엇을 그릴지는 여전히 사람이 정해야 하는 거죠.

 

2화에서는 얼마나 달라질지... 한번 지켜봐야겠습니다!

 

어떠세요? 여러분은 AI가 만든 영화, 극장에서 돈 내고 보실 의향 있으신가요?

 

저는 글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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