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 언제나 국민은 옳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원래 오전 10시 예정이었지만, 발언을 마지막까지 가다듬느라 30분 늦어진 10시 30분에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이번 회견은 취임 100일이나 1주년 같은 특별한 계기 없이 열렸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좀 달랐습니다. 최근 두 달 연속 지지율이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인 3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웃음기 없이, 99분 서서 답한 회견
이번 회견은 정치·외교,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뉘어 약 10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이 대통령은 의자 없는 연단에서 내내 서서 취재진 15명의 질문에 답했다고 하는데요. 지난 6월 취임 1주년 회견이 2시간 46분 동안 21개 매체의 질문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짧게 끝난 편입니다. 회견장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백드롭에 걸렸고, 평소와 달리 농담도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성의 메시지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는 것"이라며, 정책으로 피해를 입는 분들의 반발을 애써 외면하려 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돌아봤습니다. 국정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반성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 셈인데요. 경제정책의 무게중심도 지표 회복에서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민생 개선 쪽으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임은 없다, 공소취소 조항은 삭제해달라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못 박듯 부인했고,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다만 5·18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대통령 권한 분산 등 개헌 방향 자체는 재확인했습니다.
논란이 됐던 특검의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를 향해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습니다. 자신의 지휘 아래 있는 수사·소추 기관이 관련 처분을 하면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센 말보다 성과"… 조용한 개혁, 그리고 통합
개혁 기조에 대해서는 "센 말이나 거친 방식으로 주목받기보다 마지막에 국민의 삶을 개선한 성과로 평가받는 것이 진짜 보답"이라며 이른바 '조용한 개혁'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검찰개혁은 "불가역적으로" 계속 추진하되, 경찰에 수사권이 쏠리는 데 대해서는 고강도 경찰개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내부 갈등을 향해서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며 통합 메시지를 던졌고,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은 "경제수도 서울·행정수도 세종"으로
부동산 문제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을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2수도 시대를 열겠다"며, 2022년 이후 서울의 인허가·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어 공급이 축소된 점을 지적했습니다. 앞으로는 택지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등 공급을 신속히 늘리고, 총리실에서 매일 진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시장에 대해서는 강남 등지에서 하락이 시작돼 확산되고, 외곽은 오르는 '평탄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호르무즈 파병은 선 긋고, 대미 투자는 재협상
외교·안보 쪽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란에 대해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 즉 청해부대 활동 강화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에 대해서는 "거의 합의됐다고 하지만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다시 이야기하는 중"이라며 추가 조정 의사를 밝혔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사전 조정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야·언론의 평가는 엇갈려
회견 다음 날까지 나온 반응을 보면, 평가는 진영에 따라 꽤 갈리는 모습입니다.
1) 형식·태도 측면에서는 성과 홍보보다 자성에 무게를 둔 이례적인 회견이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화법을 두고 "진정성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말뿐인 저자세로는 한계가 있다"는 회의적 시각이 함께 나옵니다.
2) 여당(더불어민주당) 쪽에서는 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소통·통합을 보완하겠다는 메시지, 그리고 "친문·친노·친김대중 모두 동지"라며 당내 갈등 봉합을 시도한 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류입니다. 다만 회견 전부터 윤건영 의원 등 일부 여당 인사가 "국민을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낸 바 있어, 자성의 진정성과 후속 실행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3) 야당(국민의힘) 쪽은 회견 전부터 "국면 전환용", "효과 미미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고, 회견 직후에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통령이 서울 주택 인허가·착공 감소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 발언에 대해 "오세훈 탓을 백 번 하셔도 좋다"면서도 "대통령의 머릿속부터 완전히 리셋해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야당은 연임·공소취소 입장 표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부동산·인사 문제의 구체적 해법 제시는 부족했다고 지적하는 분위기입니다.
4) 종합해 보면, 연임 불가 재확인과 공소취소 조항 삭제 요청 등 가장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명확한 입장을 낸 점은 대체로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부동산·개각 인선 등 지지율 하락의 직접 원인이 된 사안에서는 기존 정책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새로운 반전 카드는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아직 회견 다음 날인 만큼, 이 회견이 실제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다음 주 발표될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며
이번 기자회견은 성과 홍보보다 자성과 성찰에 방점이 찍힌 자리였습니다. 연임과 공소취소라는 가장 민감한 두 사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내놨고, 개혁 방향은 유지하되 소통과 통합 방식을 보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다만 실제로 지지율 하락 흐름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는 앞으로 이어질 정책 성과와 여권 내부 통합 여부, 그리고 야당·언론의 반응이 보여주듯 부동산 등 민생 현안에서의 실질적 변화 여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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