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페이 선불충전금 3분기 연속 증가! '탈팡'했던 고객들, 결국 돌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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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말, 쿠팡에서 무려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당시 "쿠팡 탈퇴하자"는 이른바 '탈팡' 움직임이 꽤 크게 일었었죠.

 

가장 걱정됐던 건 쿠팡에 등록해 둔 카드와 미리 충전해 둔 돈이었는데요. 그 불안감이 그대로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쿠팡페이 선불충전금은 지난해 3분기 약 1,23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가, 사태 이후인 4분기에는 약 113억원(9.1%)이 빠지면서 1,123억원까지 떨어졌습니다.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선불충전금이 뭐길래?

 

선불충전금은 이용자가 결제를 편하게 하려고 플랫폼에 미리 넣어두는 돈입니다. 돈을 미리 맡긴다는 건 그만큼 그 플랫폼을 계속 쓰겠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업계에서는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 즉 충성고객을 가늠하는 지표로 봅니다.

 

 

그럼 지금은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3분기 연속 증가입니다.

시점
선불충전금 잔액
비고
2025년 3분기
약 1,236억원
역대 최고 (사태 이전)
2025년 4분기
약 1,123억원
유출 사태 직후 급감
2026년 1분기
약 1,148억원
반등 시작
2026년 2분기
약 1,150억원
소폭 증가 (+0.17%)
2026년 3분기
약 1,194억원
전 분기 대비 +3.9%

 

1분기 반등은 사태 보상으로 1월에 지급된 구매이용권을 쓰려는 회원들이 돌아온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2분기에는 거의 제자리걸음이었지만, 3분기에 다시 3.9% 늘면서 회복 속도가 붙었습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72억원(6.4%)이 늘어난 셈입니다.

 

앱 이용자 수도 회복 중입니다. 와이즈앱·리테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3,428만 명에서 올해 2월 3,312만 명까지 줄었다가, 9월에는 약 3,384만 명으로 저점 대비 72만 명가량 늘었습니다.

 

 

결제액은 오히려 '나 홀로 성장'

 

더 눈에 띄는 건 결제액입니다. 9월 쿠팡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4조 8,5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온라인쇼핑 주요 12개 기업 전체 결제액은 오히려 2.1% 줄었다고 하니... 사실상 쿠팡만 성장한 셈이죠. 전체 결제액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비중도 68.5%에서 72.7%로 올라갔습니다.

 

반면 '탈팡' 반사이익을 노렸던 경쟁사들은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네이버페이 선불충전금은 3분기 말 약 1,787억원으로 석 달 새 1.23% 줄었고, G마켓·11번가·SSG닷컴 등의 결제액도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습니다.

 

 

왜 결국 쿠팡으로 돌아왔을까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 로켓배송·새벽배송 : 오늘 밤 주문하면 내일 아침 문 앞에...이 편리함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통합 와우 멤버십 : 쇼핑뿐 아니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까지 묶여 있어 한 번에 끊기 어렵습니다.

 

"탈팡하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실제 장보기 단계에서는 이미 높아진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한 거죠. 실제로 8월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이용하다 9월에 이탈한 약 231만 명 중 73.7%(약 170만 명)가 쿠팡 앱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 회복'은 아닙니다

 

- 선불충전금은 사태 이전(약 1,236억원)보다 여전히 약 3.3% 적습니다.

- 앱 이용자 수도 지난해 12월보다 약 44만 명(1.3%) 적습니다.

- 수익성도 숙제입니다. 쿠팡Inc는 올해 2분기 매출이 4% 늘었지만 약 8,35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고, 과징금을 빼더라도 약 2,190억원의 조정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쿠팡 스스로도 핵심 사업(프로덕트 커머스)의 수익성이 사고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는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쿠팡은 쿠팡 안에서만 쓰던 쿠팡페이를 외부에서도 쓸 수 있는 범용 '로켓페이'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는데요.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가 꽉 잡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마무리하며...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큰 사고에도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면...

 

'편리함'이라는 게 정말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회복세를 바라보는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새어 나간 사태였는데도, 쿠팡은 국민 앞에서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김범석 의장은 국회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고, 사태 한 달여 만에 내놓은 건 서면 사과문이었습니다. 육성 사과도 결국 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실적 발표 자리에서 나왔죠.

 

오히려 미국 정·관계를 상대로 한 로비를 이어가면서, 한국 정부의 조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로 몰아가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미국 의회 청문회와 서한이 오가면서 한 기업의 정보 유출 사고가 한미 간 통상 갈등으로까지 번지게 된 건 정말 씁쓸한 대목입니다. 돈은 한국 소비자에게서 벌면서, 책임은 미국이라는 울타리 뒤로 피하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도 숫자는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ㅠㅠ

편리함 앞에서 분노는 생각보다 빨리 식는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쿠팡 입장에서는 "어차피 돌아올 고객"이라는 확신만 더 커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물론 고객이 돌아왔다고 해서 신뢰까지 회복된 건 아닐 겁니다. 아직 사태 이전 수준에 못 미치는 숫자들이 그걸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쿠팡이 로비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보상, 그리고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답해주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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