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하고, 거부하고, 또 거부하겠다" – 선거도 치르기 전에 민의를 걷어차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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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가 바로 다음 주, 11월 3일입니다.

그런데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놀라운 '플랜 B'를 내놓았습니다.

민주당이 의회를 가져가면...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판세는 이미 기울었다

 

먼저 선거 판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예측 모델 민주당이 상원을 가져갈 확률 75%, 하원을 가져갈 확률은 무려 95%입니다. 다른 기관들도 방향은 같습니다. Decision Desk HQ는 하원 79%·상원 56%, 예측시장 칼시(Kalshi)는 하원 91%·상원 63%로 보고 있습니다.

 

숫자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입니다.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프 정부에 '옐로카드'를 꺼내 들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거죠.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상승과 물가 불안, 그리고 떨어지는 지지율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합니다.

 

 

"Veto, veto, veto" – 국정을 인질로 잡겠다는 선언

 

10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착 상태가 오면 나는 전부 거부할 것이다. 거부하고, 거부하고, 또 거부하면 그들이 와서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게 된다."

출처 입력

 

본인은 이걸 '협상 전략'이라고 포장합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이건 "내 뜻대로 안 해주면 나라 전체를 멈춰 세우겠다"는 협박입니다.

 

미국 헌법상 대통령 거부권을 뒤집으려면 상·하원 모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하더라도 이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트럼프 대통령도 이걸 잘 알기 때문에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더 씁쓸한 건 이미 '전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2기 첫 거부권은 작년 12월 30일, 여야가 함께 통과시킨 아칸소 밸리 수로 완공 법안과 미코수키 부족 관련 법안이었습니다. 초당적으로 합의된 지역 민생 법안조차 정적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거부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선거는 국민이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그 메시지를 듣기도 전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안 받겠다"고 선언하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화살은 결국 우리에게도 – 관세 50% 엄포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10월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미국 자동차 산업이 한국·일본·중국에 잠식됐다며, 미국에 들어온 기업들이 미국을 "이용"하려 하면 관세를 5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솔직히 기가 막힙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10월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가로 무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한 우리 기업들은 미국에 공장을 짓고 일자리를 만들어 왔고요.

 

그런데 돌아온 건 "미국을 이용하면 50%"라는 막연한 협박입니다. '이용'이 정확히 뭘 뜻하는지, 언제 어떤 품목에 적용하는지는 아무 설명이 없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게 바로 이런 불확실성인데 말이죠.

 

동맹국이 약속을 지켜도 선거 때마다 골대를 옮기는 상대... 이런 상대와 어떻게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요?

 

 

마무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국내에서는 의회를, 해외에서는 동맹을 인질로 잡겠다."

 

선거에서 질 것 같으면 국정 마비로, 지지율이 떨어지면 관세 엄포로 대응하는 모습은 책임 있는 지도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음 주 미국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거부'할지...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덧붙임: 반대쪽의 시각도 있습니다

 

공정하게 반대 논리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 거부권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이며, 분할정부에서 거부권을 협상 카드로 쓰는 건 역대 대통령들도 해온 일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로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중 13번, 트럼프는 2기 들어 아직 2번 행사했습니다.

- 관세 50% 발언은 구체적 일정이나 대상이 없어 실제 조치라기보다 중간선거를 앞둔 지지층 결집용 발언이라는 분석이 많고, 우리나라를 콕 집어 50%를 예고한 것도 아닙니다.

- 지지자들은 강경한 관세가 실제로 외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끌어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선거 예측은 어디까지나 확률일 뿐이며, 기관마다 상원 전망은 56~75%로 차이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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